다잇소


크리스마스

 

TV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에서

고등학생 출연자들에게 “부모님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일 것 같냐”는 질문을 하니

상당수의 학생들이 “돈 많이 벌어서 효도 할게요!”라고 대답하더군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실소를 머금게 되고

“누가 너더러 돈 벌어 오래?” 하는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부모님께 이 말 한번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철 좀 들어라 이눔아!”

어느 집, 어느 환경에서나 듣는 관용적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철들다” 라는 이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 학생들을 통해서도

그 동안 제가 성장한 경험과 과거의 기억을 통해서도

“철든다”는 것은

부모의 손을 타지 않는

경제적으로 부담을 덜어 드리는

부모님께 걱정 끼쳐 드리지 않는

스스로 결정하고 홀로 독립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을 다소나마 더듬어 볼 수 있는..

뭐.. 그런 감정과 상태로 정의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추억

 

그런데 저도 어느덧 생애전환기,

즉 40살을 넘기며 다른 시각을 갖게 되더군요.

몸 자체가 전과는 다른..근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듯 하고

왠지 모르게 인내심이 떨어지고..

생리적으로 노화라는 이정표를 향해

매년 나이 숫자만큼 가속도를 내며 달리는 느낌을 갖기도 합니다만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달라 짐을 느끼게 되는 것이 40살의 제 모습인 듯 합니다.

 

가족, 주변 친지..또는 친구들..

제 주위를 둘러싼 많은 분들이 편찮으시거나 돌아가시는 일이 잦아 지고

나와는 관계 없을 법한 일 들이

내게 발생하는 것에 당황하고

전과는 다른

뭔가 말로 표현하기 모호한 감정과 상황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느끼게 합니다.

 

내게 이런 슬픔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른 이들의 힘듦이 나와는 관계 없을 줄 알았는데..

받아 들이기 싫은데..

하지만

어느덧 이미 나의 일이 돼 버린 현실이

이 전의 나와는 다른 나를 만들어 주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기억

 

나는

저 수많은 해변의 모레 알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

누구나 한 정 된 삶을 살아 가는 것이고 나에게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

오늘이 내게 주어진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에 하루 하루가 눈물겹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감정.

 

나 자신을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많은 일을 앞서 겪으셨을 당시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이셨을지 이해하게 만들어

더욱 부모님을 존경하게 만드는 시점!

 

길을 걷다 마주치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밝은 얼굴이라 할지라도

말 못할 사정과 힘든 어려움,

극복의 시간이 있었을 거라 짐작하게 되는 마음!

 

다시 말 해

“남 일이 내 일이 되는 시점”이 바로 “철들 때”가 아닐 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만 나이 먹는 것도 아닌데..

저 보다 인생 선배들도 많으신 다it소에서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고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지만,

 

촛불

 

얼마 전 세 번째 뇌졸중으로 깊은 잠에 빠지며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되신 저희 할머니,

엄마를 대신해 나를 키워준..

나에게 부모 그 자체셨던 할머니의 쇠약해진 모습과

몇 일 남지 않은 올 해의 달력이 전 해 주는 쓸쓸함이 오버래핑 되어,

가라앉은 마음에..

몇 자 적게 되네요.

 

인생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사는 게 바람직한 인생일까요?

40살을 넘게 살았으면서도

스스로 되묻고 답하며 끊임 없는 자기논쟁의 주제로 제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자문자답을 하자면,

짧은 소견으로 지금까지 제가 내린 인생에 대한 정의는

“추억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메모리

 

우리는 대게 과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앞으로 펼쳐질 그들 만의 푸른 미래와 꿈에 대해 역설하는 글도 많고

나이든 분들에게는 그간의 수고를 위로하고

앞으로는 “괜찮을 거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자주 건네기도 합니다.

물론 과거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이기에

앞으로 “내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다”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테지요.

 

하지만 저와 우리의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 보다는

과거에 했던 일 들, 경험했던 사실에 대해 생각하고 돌아 보는 시간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좋았던 기억,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고 회상하며

그 때 그 시간으로.. 순간 순간 자신만의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간

 

현재와 미래는 시간의 자연스런 흐름에 따라 과거로 묻히게 되고

우리는 그 과거의 기억들의 조합으로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응하며

켠켠이 새로운 과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현재 또는 미래의 시간을 내가 어떻게 만들어 가냐에 따라

좋은 과거, 아름다운 추억의 양(量)이 달라 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생을 돌아보는 시점에

행복했던 기억이 많이 쌓였다 싶으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람을 알아 보지 못하시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손자로서 나는

얼마나 많은 추억을 할머니께 남겨 드렸나.. 하며 반성을 하는 요즘입니다.

 

곧 크리스마스네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분들도

연말이 주는 느슨함 때문인지, 서구문화에 대한 동경 때문인지 몰라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캐롤도 부르고 선물도 주고 받고

약간 들뜬 마음으로 친한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양초

 

그런데 재미있게도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전해 준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로 인식 된다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인식하진 않지만

밖으로.. 밖으로..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

우리네 부모님은 그 만큼 허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계실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우리 인생에

우리 부모님 인생에 또 하나의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날

“지식공유”를 해야 할 다it소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주제로 우울한 글을 남깁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니까 용서하고 이해 해 주세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온 가족이 함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가는

우리 330여 KB데이타시스템 직원 여러분의

행복한 크리스마스, 따뜻한 연말을 바래 봅니다.

 

Merry Christmas

 

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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